쪽빛 바다를 찾아서
洪 海 里
가자,
가을 바다로 흘러가자
수평선 멀리 잠든 섬으로 가자
여름내 타오르던 피,
이제는 맑게 바랜 영혼으로
서늘하니 슬픔도 씻어버린
가을 바다로 가자
달맞이꽃 노랗게 웃고 있는 길 따라
배롱나무 연분홍빛 사위어가고
부용화 피어 있는 고속도로
갈대숲 시퍼런 둑길을 따라
하루 종일 달리고 달려
물빛 맑은 먼 남쪽 바다
여름 벗고 알몸으로 빛나는 바다를 찾아
연꽃처럼 피어 있는 섬을 찾아서
흩날리는 상념들 털어버리고,
별들이 아득해지는 밤바다에서
유서를 쓰듯 생각을 모아
바다에 묻고
수평선 하나 주워 목에 걸면
내가 나를 만날 수 있을까
나를 찾아 쪽빛 바다로 가자.
- 시집 『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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