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제222회 우이시낭송회 스케치

洪 海 里 2006. 12. 31. 14:30

제222회 우이시낭송회 스케치

마지막 우이시낭송회가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리시>가 되어도 우이시낭송회는 계속될 것이라고요.
우이시낭송회는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의 사업중의 하나가 된다고요.

12월 30일 토요일 오후 5시, 도봉도서관 4층 시청각실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촛불을 밝히고 애틋함과 아쉬움으로 펼쳐지리라 믿었던 송년시낭송회는 예상을 쬐금 빗나가 30여명의 시인과 관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자리 잡은 가운데 한수재 시인의 사회로 막을 열었습니다.

낭송회에 앞서 마이크를 잡으신 회장님,
2007년 1월부터 <우이시>가 <우리시>로, 4*6배판에서 국판으로, 동인지에서 월간지로 변모하게 되었다는 말씀, 1년 반의 준비 끝에 드디어 1월 27일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 창립총회를 깆게 되었다고. 참석자 모두는 이미 2007년 1월호 <우리시>를 받아든 뒤.
회원 모두가 힘을 합하여 더 멀리, 더 널리, 더 깊이 퍼지는 <우리시>가 되도록 힘쓰자는 말씀,
그리고 <우리시 블로그>가 활성화 되도록 함께 힘써 달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또 새로 시집을 내신 박희진, 임보, 홍해리, 나병춘, 박정래 시인에 대한 박수도 잊지 않았지요.

드디어 시낭송회 시작,
단상에는 크고 작은 수십 개의 촛불을 밝히고 그 한가운데 익산 고미숙 시인께서 보내주신 축하 케익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먼저 고창수 시인님. 여러 모임 가운데서도 우이시에 오시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말씀과 함께 어린 시절의 회상을 노래한 <밤하늘>을 낭송.
권혁수 시인 우리시로의 혁신이 한국문단에 큰 보탬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낙엽>.
다음, 우리시로의 혁신에 공로자 김금용 시인의 <막힌 하수구>
시집 <하루>를 상재한 나병춘 시인의 <문>
다음은 백발이 성성하신 중에도 시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겁게 타오르시는 박희진 시인님, <고야의 '옷벗은 마하' - 프라도 미술관에서>와 <고야 '5월 3일의 총살 - 프라도 미술관에서> 를 낭송,
고야의 화첩을 준비하셔서 해설과 함께 보여주시며 낭송해 주심으로써 우리에게 감동을 준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무사했던 한 해를 감사하며 케익 컷팅, 우이시회 고문님과 회장단 몇 분 나오셔서 케익을 자르고 손뼉치고.
다음 변규백 작곡가님의 곡 성푸란시스코의 시에 곡을 붙인 <평화의 기도>를 듣고
신작특집을 내신 이무원 시인님 <묘지 7>.
다음 초대시인 정재영 시인 <겨울비 오는 날의 세종로>..
오랜만에 오신 백숙천 시인, <우이시>는 작게 속삭이는 소리였는데 <우리시>는 함께 큰소리로 외쳐야 할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 <생애의 돌들> 낭송
다음 송문헌 시인 <강물도 가끔은 흔들리는 뒷모습을 보일 때가 있지 -바람의 칸타타28>.
다음 윤정옥 시인 너무도 힘들고 여유 없이 살아온 2006년을 반성(?) 워드프로세서1급 자격 도전 취득? ** 지도사 자격 도전 취득(?)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모자람 없이, 아내로서 모자람없이 선생님으로서 모자람 없이............그러니 반성은 듣는 사람들의 몫이었지요.
다음 윤준경 시인, <행복, 항복입니다>
다음 도봉구청 화요음악회에서 아름다운 음성으로 늘 좋은 시를 낭송하며 플루트와 리코더를 연주하는 이혜숙 님, 우이시를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져왔는데, 우리시가 된 것이 좀 섭섭하다는 말씀과 함께 <섬집 아기> 와 (파란 마음 하얀 마음> 리코더로 연주.
듣고 있던 우리들 어느새 연주에 따라 노래를 부르고.
여기저기서 앵콜이 터져나와 한 곡 더 <하이든의 세레나데> 연주.
다음은 최상호 시인, 유익한 정보?(한수재사회자의 표현) 와 함께 황근남 시인의 <사랑은> 낭송
동분서주 바쁜 가운데서도 우이시에 대한 사랑 때문에 용인에서부터 전철 타고 택시 타고 달려오느라 지각을 한 목필균 시인 <명함>
다음은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 창립에 일등공신이신 임동윤 시인,
1월 27일 창립총회에 모든 회원이 꼭 참석해 줄 것을 당부하며 시낭송은 생략.
다음 역시 이번에 시집 <장닭 설법>을 상재하신 임보 시인,
회원들께 나누어주려고 끙끙대고 시집을 들고 왔는데, 참석지 않은 많은 시인들 때문에 또 끙끙대며 들고 가게 되었다는 말씀과 함께 즉흥 작사 작곡 <비나리 2007 >?

비나니다 태평성대
시인은 시 잘 쓰고
노래하는 사람 노래 잘 하고
그림 그리는 환쟁이 그림 잘 그리고
그래서 이 답답한 세상
보다 즐겁게 유쾌하게 살아가게 하소서

특별히 원하는 것은
우리 우리시가 새로 태어나서
좋은 글로 좋은 소리로
어둔 세상 환히 밝히는
등대가 되게 하소서

또한 이 자리에 오신 분네들
내년 365일 날마다 건강하시고
매일 즐겁게 사시고
원하는 일 다 이루시고
만사형통 하시기를
축수하나이다

얼쑤! 아멘!!

분위기는 무르익고 어둠 속 객석으로 한 분 두 분 시인들이 모여들면서 자리도 점점 차오르고
다음은 부산에서 오신 '시사랑' 홈피 운영자 정진돈 시인
<나의 친구> 낭송

다음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생진 시인님
<빈센트 반 고흐>
30년 전 제자를 만나 함께 오셔서 그 제자 현승엽은 돈 맥그린의 노래 <빈센트>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시인님은 시를 낭송하고
와!!! ........ 이 긴 시를 원고도 없이 외워서 낭송하시다니,
반성합시다, 여러분! 이생진시인님은
우이시의 최고 어르신이라는 사실........


빈센트 반 고흐 8
(고흐와의 대화)


-빈센트
우리 압생트주*를 마실까
자네가 고갱과 마시던 술
흥분한 나머지 면도로 귀를 잘라
창녀에게 선물이라고 주던 그 무렵의 술
그래야 자네 귀에서도
잊었던 여인의 소리가 들리는 걸세
남자의 입에 오르내리는 여자 이야기란
꽃밭에 날아든 나비와 같은 거
들어도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소리
술은 거기에 맞춰 마셔야지
주정(酒精)의 노예가 되어선 안 돼

우리 압생트주를 마실까
남자는 술 끝에 여자의 입술에 매달리는 법
시엔**을 불러올까?
슬픔의 도가니 같은 여자
클라시나 마리아 후릭
머리를 파묻고 흐느끼는 여자
모두들 버리고 간 여자
거리를 떠돌다 임신하고
자네에게 임질을 쏟아놓고 간 여자

“그녀가 어디 있는데
클라시나 마리아 후릭?
아아 시이엔 시이엔 말인가?
그녀가 어디 있는데?”

-자네가 말했지
그녀를 버릴 수 없다고
그녀를 데려다 해산시키고
그녀의 알몸을 그려야 한다고

“그녀는 창녀였지만 내게는 둘도 없는 천사였어
저것 봐 벽에 걸린 <슬픔>***을
나는 그녀를 버릴 수 없어
하지만 그녀 때문에 아버지를 버렸고
화가들과 헤어졌으며
화단(畵壇)에서 버림받았지
아니 그보다 심한 것은
생활비를 보내주던 동생마저 나를 버렸어

시엔 클라시나 마리아 후릭
시엔
너 때문에 종교와 멀어졌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며 ‘타락한 녀석’ 이라고 했지 아니야 나는 네가 있어서 행복했고 네가 있었기에 내 그림이 살아남았어 모두들 버리고 간 너의 가슴에서 붉게 타오르는 장미꽃을 봤지
좁은 방에서 너의 어머니와 너의 여동생 네가 낳은 두 아이 그리고 나까지 여섯 식구가 콩나물처럼 살았는데 내가 떠난 후 또 다시 거리로 나왔겠군 아니면 사창굴로 들어갔거나
슬픈 여인
나의 미(美)의 절정이던 클라시나 마리아 후릭
시엔
시엔

그렇지만 여자의 살결이 곱다고 정신없이 쓰다듬고 있을 것은 아니야 고슴도치의 가시에 찔리면 어쩌려고 너 역시 걸핏하면 물에 빠져 죽겠다느니 사창가로 가겠다느니 하고 위협했지
불쌍한 것 그래도 너의 가슴엔 어머니처럼 편안한 데가 있었어
나는 지금도 너의 ‘슬픔’을 잊지 못해
양순할 땐 선녀의 몸으로 다가오더니
빈털터리가 되자 내 곁을 떠났지
돈이 있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불쌍한 것들
맨손으로 떠도는 시인들도 마찬가질 걸

어느 날 나는 기차역에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을 세워놓고 떠났지
가슴이 아프더군
그 후로는 소식이 없어”

이생진 시인님, 박희진 시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들의 <우리시>의 등불이 되어 주십시오.
다음 이생진 시인님과는 오랜 인연이 있으시고 홍해리 회장님과는 블러그 친구라는 성산포에서 오신 김섬 시인 <길거리 다방 미스 리> 낭송

가슴이 없는 그녀
커피 자판기 그녀

역시 만만치 않은 솜씨로
시를 외워서 낭송하는 모습이 우리들에게 반성을 촉구하였습니다.
다음 조성심 시인 <마음이 가난해진 그대>
끝으로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한 남유정 시인, 그동안 갑작스런 가정사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우이시의 끈만은 놓지 않았다고.
또 다시 끝으로
만재도 기행으로 신작특집을 하신 홍해리 시인,

"꼭꼭 숨겨 놓은,

쬐그만하고 조용한,

섬이란 이름의 애첩 같은"
- 「만재도晩才島」 전문

이상으로 제222회 송년시낭송회, 처음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게 끝나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
김정화 시인이 보내준 진도 홍주로 건배를 하고
나 같으면 "오늘 저녁은 제가 삽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칠텐데
쉬쉬 말도 없이 어느 시인의 희사로 즐거운 만찬,
빠질 수 없는 가무음곡?

화기애애한 가운데 아듀 2006!

- 우이시회 낭송위원 기록.

 

* 참석자 명단

정재영 초대시인, 김섬 시인(제주), 장진돈 시인(부산), 이혜숙(음악), 현승엽(음악)

 

고창수, 권혁수, 김금용, 나병춘, 남유정, 목필균, 박흥순, 박희진, 백숙천, 변규백, 송문헌, 윤정옥,

윤준경, 이대의, 이무원, 이생진, 이영혜, 임계순, 임동윤, 임 보, 조성심, 최상호, 한수재, 홍해리 회원

 

* 불참자 명단

고미숙, 고성만, 김동호, 김석환, 김성덕, 김소리, 김신아, 김정화, 김준철, 김한순, 박영원, 박정래,

박정순, 배경숙, 송성묵, 신현락, 윤문기, 윤석주, 윤준경, 이병기, 이셩렬, 이순경, 이인평, 장수길,

장영철, 장태숙, 정성수, 정 숙, 조병기, 조영제, 최석우, 하덕희, 한태호, 황근남, 황도제 회원

 

* 오는 1월 27일 제223회 시낭송회는 신년도 총회 겸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의 창립총회의 날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꼭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 우리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