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詩』와 우이시낭송회

제223회 '우이시낭송회' 스케치

洪 海 里 2007. 1. 29. 05:09

제223회 우이시낭송회 스케치

- 2007년 1월 27일 오후 5시~6시 30분

'우이시회' 마지막 정기총회로 2006년도 결산보고와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 창립총회를 함께 한 제223회 '우이시낭송회'는 멀리서 혹은 가까이에서 자리를 함께 한 많은 회원님들과 또한 <사단법인 우리시진흥회 창립총회>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음으로 시작부터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목필균 시인의 사회로 시작된 제223회 우이시낭송회 처음 순서는.

 

익산에서 올라온 고미숙 시인의 <별들이 텀벙거리는 동안>

-별들이 텀벙거리는 동안/찌든 때 낀 하늘의 홑청을/말끔히 빨아 널어야 한다-

이름이 높을 '高'자 시인인 관계로 항상 『우리시』의 첫 자리를 차지하는 시인답게 시도 아주 높지요.

다음 아주 오랜만에 공주?가 되어 파리?에서 돌아온 배경숙 시인, <늦가을>

-울컥 막걸리 장단으로 취해 보고도 싶지만/ 정작 황혼처럼 그냥 눈물겹다_

다음 젊은 시아버지? 신현락 시인의 <겨울 비>

-겨울비 오는 거리에 서면/비에 젖지 않는 영혼은 없네-

다음 어느모로 보나 소양이 가득한 김소양 시인의 <곰국 끓입니다>

-먼 길 떠날 아이를 위해/할 수 있는 일이/세상 사는 일이//꼭 이리 끓이는 일/어째 이 일뿐일까요-

전혀 안 끓이시는 것 같으신데 끓이십니까요?

다음 영원한 젊은 오빠? 박영원 시인의 <눈 1>

-눈 오는 날 만났다가 /눈 녹듯/스러진/님-


안주인께서 시를 안 읽으시기 때문에 쓰실 수 있는 시라는데.....어쩔까요. 찾아가서 일러 드릴가요? 입을 막으시겠습니까?

다음은 『우리시』안표지에 <사진과 함께 하는 산문>을 올려주시는 전주에서 올라온 김판용 시인
<내 발자국에 눈 맞추리라>

-상처가 없다면 어찌 우리의 내일이 있으리.-


다음 신작특집을 한 김금용 시인의 <수제비, 화투장 같은 시>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 5

-피박에 설사만 하는 고스톱 화투장 같아/펼쳐진 담요 판 뒤집어 내동댕이 쳐보지만-

? 아니, 이런......

다음 제주에서 새벽부터 비행기 타고 지하철 타고 택시 타고 올라온 황근남 시인의<새해에는>


새해에는 단비로 살게 하소서/흙먼지 풀썩이는 마른 시냇가에/물의 옷 입혀주는 단비이게 하소서/서러운 눈물일 때도 있지만/처절한 하늘일 때도 있지만/절망의 대지 위에 주님의 은총 같은/단비의 환희로 쏟아지게 하소서//우리 모두 그러게 하소서.

그녀 옆에서 이 시를 읽은 사람은 4학년 어린이, 뿌리에서 시의 싹이 쑥쑥 자라고 있는 그녀의 막내딸. (근데 이름이 뭐였더라.) * 최윤지 양입니다.

다음 국악중학교 3년 이시내 양의 거문고산조 <중모리> 장단으로, 얼쑤, 잘 탄다. 앵콜
<진도아리랑>한 곡조 더 듣고

다음 초대시인 이시백 시인의 <다람쥐, 기도하는 시간>

 

-다람쥐가 꿈꾸는 시간은/낮이나 밤이나 도토리나무가 자라는 시간(중략)/다람쥐가 꿈꾸는 시간은/노란 향기에 젖어 꽃물이 드는 시간-

아, 그렇군요.

다음 이영헤 시인 <무너진 가계家系를 엿보다>

-위태로운 그의 가계 한 번 더 흔들렸는지/휘청, 애써 버텨내던 기둥뿌리마저 이제...

다음은 광주에서 오신 윤석주 시인의 <세는 것이 무섭다>

-이제, 밥그릇이나 세며/우화羽化를 기다리는 지금,/세는 것이 무섭다.

저도 세는 것이 무서워서 59가지만 세기로 하고 아예 숫자를 잊어버렸습니다.

다음은 서하 할아버지 이무원 시인 “서하가 아니었으면 행복이란 단어를 몰랐을 겁니다.”
참 얼마나 아름다운 발언이신지요? 낭송시는 <가만히>


-가만히 하늘 쳐다보면/하늘 속에 하늘이 있다.

다음 부여에서 올라온 최석우 시인, 오늘 새로 나온 2월호 <우리시>에 실린 <주소를 묻습니다>를 낭송.

-걸음걸음 내 느릿하고 둔한 느낌을/바람에 적신 펜으로 적어 보내려고 합니다/나의 아픈 혀가 닿을 수 있는/지상의 한 점點

다음에도 신작특집을 하신 임보 시인의 <덫과 그물> -산상문답5

問 -생각하면 산다는 것이 다 그런 도둑질이온데/어떻게 해야 이 미망迷妄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사옵니까?
答 -그렇구나, 산다는 것이 다 도둑질이로구나./그 도둑질이 네 마음을 그렇게 괴롭히는가 보구나.

맞습니다. 인생의 번민과 고통 모두 그와 다름 아닌 듯 합니다.

다음 어초 윤문기님의 <단소연주> 스스르 잠에 빠져들 듯 한 선율.....

다음 이규흥 시인의 <아버지의 임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라는 말에/하느님의 속도 까맣게 탓을 것이다./아버지의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

 

다음 김동호 시인 <시로 쓰는 시론 74>-성덕원聖德園의 닭들

- 그 속에서 닭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눈 꾹- 감고 명상을?/눈 비비며 귀 비비며 목 돌리며 yoga를?/아니면 가장 작은 단위로 모여 앉아/새벽 예불을?

다음 최상호 시인의 <행복, 그것>

-그것은 /대형 할인점에서 파는/균일가 상품이 아니고,/그러니까/그것은 감자 꾸러미나 파 묶음처럼....

자신의 시를 읽지 않고 이인평 시인의 시 <영혼의 나무>를 낭송한다.

-바람이 불자 잎이 돋았다/바람이 불자 꽃이 피었다/바람이 불자 잎과 꽃이 춤을 추었다-

그러니 바람아, 불어다오. 이 시의 작가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우리시』에도 강북에도 대한민국에도......

다음 고창수 시인의 <화가 달리의 꿈 55>

-내게 등을 돌리고/뒤통수만 보여주는 돈키호테는/분명 무엇을 보고 았다./나는 보지 못하는 것/내가 보아서는 안 될 것을/전경으로, 원경을 보고 있다./가령 영겁 같은 것/시간의 해골 같은 것을-

다음 조병기 시인의 <동백꽃>

-죄짓고 떠나간 혼백을/벼랑 위에 앉아 기다리는/가슴앓이꽃.



  이상으로 '우이시낭송회'를 마치고, 홍해리 회장님 다시 한 번 앞에 나오셔서 『우리시』에는 가장 좋은 작품을, 3월 원고마감은 2월 5일까지, 4월 원고마감은 2월말까지, 5월 원고마감은 3월말까지...... 강조!

  그리고 뒤풀이, 뒷뒤풀이까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마는, 멀리서 오신 분들 모두 안녕히 돌아가셨는지요?
따뜻한 잠자리 한 번 제공해 드리지 못하는 마음 그저 송구할 뿐입니다.

윤준경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