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비밀로 남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사랑은 훗날 프란체스카가 숨진 뒤 유품을 통해 드러난다. 유품은 일기장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였다.
영화의 감동 덕분에 책장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과월호를 꺼내 펼쳐 본 기억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침팬지 연구를 하는 제인 구달 박사와 마피아의 고향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생태 환경, 아마존의 생태와 우주의 생성 과정 등이 눈앞에 펼쳐졌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안내서’이자 ‘지구의 일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역사는 1888년 1월 27일부터 시작한다. 미국 워싱턴에서 과학자와 탐험가 33명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를 만든 것이 바로 이날이었다. ‘지리 지식의 향상과 보급’이 설립 목적이었다. 잡지 발간은 이로부터 9개월 뒤.
내년이면 120주년을 맞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현재 30여 개 언어로 매달 850만 부를 발간하고 있다.
이 기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 비영리단체답게 잡지 판매 등에서 나오는 수익은 지리뿐 아니라 자연과학, 환경, 문화, 역사 연구자들을 후원하는 데 쓰고 있다.
구달 박사의 침팬지 연구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수많은 과학자가 협회의 후원으로 심해저 연구, 공룡 화석 발굴, 북극 탐험 등을 해 왔다.
협회는 세계 지도를 제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국가 간 영토 분쟁이 늘어나면서 표기 논란이 일어난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동해 명칭도 그중 하나다. 협회는 일본해로만 표기하다가 지금은 동해를 병기하고 있다.
협회는 2001년 TV 사업을 시작했고 영화와 DVD 제작, 온라인 사업에도 뛰어들어 새로운 ‘탐험’의 길을 걷고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변신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 덕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콘텐츠는 전통적인 잡지 기사와 사진뿐 아니라 위성과 케이블TV의 화면으로, 애플 ‘아이팟’의 앙증맞은 영상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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