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매화부부 / 玉梅園 // 洪海里

洪 海 里 2007. 3. 11. 18:59

 

 

매화부부梅花夫婦

 

洪 海 里

 

 

남편은 파르라니 하이얀 다섯 개의 상아질 이빨로 웃고
아내는 붉고 고운 혓바닥 다섯 장으로 피어 있네.
선한 눈 마주보며 손잡은 채
뜨겁디뜨건 울음만 속으로 속으로 황홀하니 삼키더니,
얼어붙은 뼈마디 달그락거리는
한겨울의 곤비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은빛 꿈 분홍빛 꿈으로
구석구석 지친 이들의 살을 어루만져 주며,
천상으로부터 무수한 꽃잎 꽃잎을 흩날리게 하노니,
천지간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노래여 노래여 매화로다.
반짝반짝!

 

 (시집『淸別』1989)

 

 

 

옥매원

- 梅花

 

洪 海 里

 

 

 

玉梅園에 가서 나는 보았네
백매 홍매 정답게 피어 있는 걸
그것도 남편은 단엽 설중매
아내는 연분홍 홑꽃 가슴
새빨간 비매로 타오르는 아이들
그 빛 하늘까지 그윽히 밝혀
아쉽게 돌아오는 서울길 따라
매콤하니 파고드는 짙은 暗香.

* 옥매원은 충북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에 있는 곽종옥 씨의 매화밭임. 위의 매화 사진은 큰들 洪喆憙 님이 촬영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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