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김남조, 고은, 김윤식, 정희성, 이가림, 다섯 명을 대표하여 서울대 명예교수 김윤식 문학평론가의 심사평이 있었다.“시집『장닭 설법』의 임보 시인, 임보는 랭보를 본뜬 것 같다. 장닭이 설법을 한다는 것이 수상하다.”
“‘나나이모’란 인디안 말로 ‘모두 여기 다 모여라.’라는 뜻이다. 또한, 나나이모(Nanaimo)는 캐나다 밴쿠버의 섬 이름이기도 한데 박상륭이란 작가가 사는 동네이다. ‘『나나이모』, 이것을 보고 시를 쓰지 않는 한국작가는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이모』를 쓴 오정숙은 소설가이다. 임보 시인은 틀림없는 시인이다.”라고 우회적으로 임보 시인을 극찬했다.
“김완하 시인의『허공이 키우는 나무』의 ‘허공’은 니체가 말하는 허무도 아니고 자기가 말하는 허무라고 생각된다. 대단히 치열한 허공중에 뻗어나가는 절망적인 것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홍용희 교수의『대지의 문법과 시적 상상』은 옛날 것을 쓴 것으로 보아 대단히 구식이다. 그러나 문학적 깨달음을 건져낸 느낌은 받았다.”라고 한 말씀은 전통을 소중히 하되 전통성에 매몰되지 않고 오래된 것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홍교수의 사유에 대한 칭찬인가 보다.
김추인 시인의 『장닭 설법』시 낭송이 있었는데 사족(蛇足)이 십여 분 이상 진행되어 편집주간 이가림 시인이 안절부절 못하며 제지하는 손짓을 하고 여러 사람을 짜증나게 했다.
이광순 시낭송가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김완하 시인의 시를 잘 낭송 했는데 이 분도 짧지만
사족(蛇足)을 달았다. 시 낭송은 그저 깔끔하게 낭송시만 낭송하는 것이 듣기에 좋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임보 시인은 조오현 스님 시인으로 부터「작품상」을, 홍용희 시인은 김윤식 평론가로부터「평론 상」을, 김완하 시인에게는 김남조 시인으로 부터 「젊은 시인 상」을 수상했다. 나는 임보 선생님께 준비해 온 꽃다발을 안겨드리고 사진을 찍었다.
임보 시인은 “속이 덜 차서인지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괜찮다. 이런 기회를 주신『시와 시학 상』심사 선생님들과 여러 문단 선배동료 시인들께도 감사한다. 앞으로 어떻게 시를 감동적으로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열심히 시를 쓰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하였다. 그리고 사회자의 인사소개가 빠진 것을 챙겨 “한국현대시의 전통성 추구를 고집하는『우리시』의 대표 홍해리 시인” 이라고 소개를 하였다.
홍용희 평론가는『시와 시학』68호에 실려 있는 소감을 낭독하였다.
“문학공부는 저에게 충만한 즐거움을 주기보다는 아득한 절망에 더욱 시달리게 했다. 삶의 굽이마다 저를 지켜주는 소중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지만 수시로 열등감과 소심함에 부대끼게 했다. 이것은 제가 너무 조급한 지적 욕망에 빠져있거나 문학공부를 비속한 일상의 경쟁논리에 끌어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다. 성리학자 이황은 학문에 의한 깨달음을 통해 스스로 맑게 흐르는 물처럼 되고자했던 것이다. (溪上始定居, 臨有日有省) ”
“저 역시 우리 문학의 작품의 저 빛나는 성채들을, 지적 욕망에 앞서 깨달음의 집으로 삼아야겠다. 그것이 문학도로서의 올바른 공부길이며 인생길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치게 된다. 부족한 책을 수상작으로 뽑아준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김완하 시인은 미리 준비한 메모를 낭독했다.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이 자리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네 번째 시집을 내고 시에 대하여 좀 자연스러울 수가 있었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젊은 시인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시를 쓰겠다.”
다음은 설악산주인 조오현 스님의 격려 말씀이 있겠다고 사회자 소개가 있었다. 스님은 손을 번쩍 들어 수상자들에게 “축하한다.”는 한마디 말과 제스처로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