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詩> 물의 뼈

洪 海 里 2008. 3. 18. 04:46
출처 내 영혼의 깊은 곳 | 마경덕
원문 http://blog.naver.com/gulsame/50028807102

   

                                                      사진 <네이버 포토앨범>

 
물의
 
洪 海 里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목숨 있는 것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폭포의 흰 치맛자락 속에는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가 있다

 

길바닥에 던져진 바랭이나 달개비도
비가 오면 꼿꼿이 몸을 세우듯

 

빈자리가 다 차면 주저없이 흘러내릴 뿐
물이 무리하는 법은 없다

 

생명을 세우는 것은 단단한 뼈가 아니라
물이 만드는 부드러운 뼈다

 

내 몸에 물이 가득 차야 너에게 웃음을 주고
영원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월간우리』2008. 3월호  신작 소시집에서)

 

 

  洪海里 시인

* 시집 : 『투망도』(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시문학사, 1975) 『무교동』(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홍해리 시선』(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 (우리글, 2006년) 『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 현재 『우리詩』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