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안개를 말하다

洪 海 里 2008. 4. 29. 12:06
안개를 말하다

洪 海 里

 

 


점령군인,
아니 빨치산 대장의 정부인 그 女子
벙어리장갑처럼 배가 부른 그 女子
오리를 품고 오리를 가도 오리를 잡지 못하고
오리무중이 되는 그 女子
시도때도없이 정분이 나
슬슬슬 살 비비며 비단치마 걷어올리는
속수무책인 그 女子
고무풍선인 그 女子
지상의 마지막 낭만주의자인 그 女子
은밀한 음모를 품고 쥐죽은 듯 스며드는 그 女子
온몸이 발이요 날개인 그 女子
한없이 부드럽고 한없이 막강한 그 女子
무시로 몸을 바꾸고, 버리는, 물인 그 女子
주머니가 없는 그 女子
텅 빈 여자, 빈손인 그 女子
눈물뿐인 그 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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