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벌건 대낮

洪 海 里 2008. 4. 29. 11:55

벌건 대낮

홍 해 리

 

 


어제는 대서大暑
내일은 중복中伏
길가의 돌도 절로 크고
염소뿔도 녹아내리는
대서와 중복 사이
천지에 부끄러울 것 없고
창피할 것 하나 없어
훌훌 다 벗어제친 대낮
무더위가 가랑이를 쩍 벌리고 누워버렸다
물집에서 금방 나온 붕어 떼
입을 딱딱 벌리고 파닥이고
불길을 걸어
축 늘어진 황소 불알
천근만근의 영원으로
대서와 중복 사이
덜렁덜렁

그림자도 무겁다

'시집『황금감옥』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요  (0) 2008.04.29
추금  (0) 2008.04.29
흔적  (0) 2008.04.29
삼각산  (0) 2008.04.29
연연然然  (0) 2008.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