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비타민 詩』2008

처음이라는 말

洪 海 里 2008. 7. 31. 12:13

처음이라는 말

 

홍 해 리

 

 


'처음'이라는 말이 얼마나 정겨우냐
'첫'자만 들어도 가슴 설레지 않느냐
첫 만남도 그렇고
풋사랑의 첫 키스는 또 어떠냐
사랑도 첫사랑이지
첫날밤, 첫새벽, 첫정, 첫걸음, 첫나들이
나는 너에게 마지막 남자
너는 나에게 첫 여자이고 싶지
첫차를 타고 떠나라
막차가 끊기면 막막하지 않더냐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지만
세상은 새롭지 않은 것 하나 없지
찰나가 영원이듯
은 울음으로 시작해 침묵으로 끝나는
물로 시작해 불로 끝나는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긴 여로
처음이란 말이 얼마나 좋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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