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비타민 詩』2008

가을 엽서

洪 海 里 2008. 7. 31. 13:37

가을 엽서

 

    洪 海 里

 

 

풀잎에 한 자 적어

벌레소리에 실어 보냅니다

 

난초 꽃대가 한 자나 솟았습니다

벌써 새끼들이 눈을 뜨는

소리, 향기로 들립니다

 

녀석들의 인사를 눈으로 듣고

밖에 나서면

그믐달이 접시처럼 떠 있습니다

 

누가

접시에 입을 대고

피리 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창백한 달빛을 맞은

지상의 벌레들도

밤을 도와 은실을 잣고 있습니다

 

별빛도 올올이 내려

풀잎에 눈을 씻고

이슬 속으로 들어갑니다

 

더 큰 빛을 만나기 위해

잠시,

고요 속에 몸을 뉩니다

 

오늘도

묵언 수행 중이오니

답신 주지 마십시오.


'詩選集『비타민 詩』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1  (0) 2008.07.31
종鐘이 있는 풍경  (0) 2008.07.31
흔적  (0) 2008.07.31
사랑의 뿌리  (0) 2008.07.31
금란초金蘭草  (0) 200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