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호호好好

洪 海 里 2008. 9. 18. 15:25

 

호호好好

 

홍 해 리

 


도화 도화, 좋아, 좋아!

저 연분홍 누각 속에는

벌써,

물큰한 엉덩이 눈이 반쯤 감겼다

가슴츠레하다

이 환한 봄날 대낮

무작정 낙하하는 첫날밤 신부의 속옷

낙화, 낙화,

나무 아랜 사내들이 술잔 위로 눈이 풀리고

잔과 잔 사이 사뿐사뿐 내려앉는

속수무책의 저 입술들

드디어 잔 속으로 정확히 안기는 여자

무색의 액체가 금방 분홍으로 빛난다

나를 마셔 보라고

진한 지분 냄새로 금방 해는 기울고

산 빛이 조금 더 짙어졌다

벌 떼처럼 밀려오는 욕정이

잉잉거리며 지분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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