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쏜살이 되어 날아가는 혀

洪 海 里 2008. 10. 14. 17:18


    쏜살이 되어 날아가는 혀 

                  洪海里 (낭송:단이)

    나무는 어떻게 말을 하는가
    바위는 어떻게 말을 하는가

    벽에 갇힌 말, 하늘에 날아가는 말, 땅 속에 묻힌 말,
    물에 떠가는 말, 바람에 부서지는 말, 말의 말의 말의
    말, 오 말이여, 새끼를 밴 말이여!

    너는
    물이다가
    칼이다가
    불이다가
    흙이다가
    바람인가.

    말을 위한 침묵을 위한 말
    거짓을 위한 진실을 위한 말
    울음을 위한 웃음을 위한 말
    불면을 위한 잠을 위한 말
    기쁨을 위한 슬픔을 위한 말이여.

    바람에 날아가는 말에는 날개가 달렸는가
    물에 떠가는 말은 오리발을 달았는가
    흙 속의 말에는 뿌리가 돋아났는가.

    아무리 말이 잘 달린다 해도
    이르지 못하는 나라
    아무리 말을 잘 닫게 한다 해도
    이루지 못할 나라.

    침묵을 위한 말을 위한 말
    진실을 위한 거짓을 위한 말
    웃음을 위한 울음을 위한 말
    잠을 위한 불면을 위한 말
    슬픔을 위한 기쁨을 위한 말이여.

    나무는 무슨 말을 하는가
    바위는 무슨 말을 하는가


    (『元旦記行』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