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의詩 14편 다시 읽기/시집『푸른 느낌표!』
9. 시詩를 찾아서
세상이 다 시인데, 앞에서 춤을 추던 놈들 눈으로, 귀로 들어와 가슴속에서 반짝이다 둥지를 틀고 있다 바다에 그물을 친다 나의 그물은 코가 너무 커 신선한 시치 한 마리 걸리지 않는다 싱싱한 놈들 다 도망치고 겨우 눈먼 몇 마리 파닥이는 걸 시라고, 시라고 나는 우긴다 오늘밤엔 하늘에 낚시를 던져 별 한 마리 낚아 볼까 허공의 옆구리나 끌어당겨 볼까 물가에 잠방대는 나의 영혼 지는 노을이나 낚을까 하다 미늘만 떨어져 나가고 수줍게 옷고름 푸는 별도 잡지 못하고 천년이 간다 길은 산보다 낮은데 나는 산 위에서 우모羽毛 같은 몸으로 천리는 더 가야 하리라 시를 만나려면.
10. 봄비 갠 뒤
마악 목욕탕, 나서는
열일곱 기인 머리
촉촉한 향香
연둣빛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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