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패랭이꽃

洪 海 里 2009. 2. 3. 15:45

패랭이꽃

- 어머니의 인사

 

김 한 순

 

상가 뒷산에 핀

패랭이꽃 한 송이

문상간 나에게

미소 짓고 있었네.

 

어서 와요,

잘 왔어요!

이곳은 참으로 따뜻한 곳이예요.

난 잘 있다 가요.

 

저녁 햇살에 미소 띄우는

패랭이꽃 한 송이,

상가 뒷산에서

반겨 주고 있었네.

 

 

패랭이꽃 한 송이

- 김한순 시인에게

 

洪 海 里

 

어머니 가셔서

온통 세상이 적막한데,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부 고조부 계신

잔디마당

패랭이꽃 말없이 피어 있었다.

 

스물세 해 기다리며

쓸쓸한 세월의 사랑으로

아버지가 피워 올린

패랭이꽃이 문상객을 맞고 있었다.

 

숱한 자식들 다 어디 있는지

패랭이꽃만 피어서

한적한 산자락을 지키고 있었다.

 

삶과 죽음의 명암도

꽃 앞에선

안팎이 빛이고 어둠일 뿐,

 

패랭이꽃만 말없이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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