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류 주딩이가 꼭 입이 근질근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듯하지요? 저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장구소리 같지 않을까요?
비밀
洪 海 里
그 여자 귀에 들어가면
세상이 다 아는 건 시간 문제다
조심하라 네 입을 조심하라
그녀의 입은 가볍고 싸다
무겁고 비싼 네 입도 별수없지만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깝다고
입이 근지럽다고
허투루 발설 마라
말끝에 말이 난다
네 말 한 마리가 만의 말을 끌고 날아간다
말이란 다산성이라 새끼를 많이 낳는다
그 여자 귀엔 천 마리 파발마가 달리고 있다
말은 발이 없어 빨리 달린다, 아니, 난다
그러니 남의 말은 함부로덤부로 타지 마라
말발굽에 밟히면 그냥 가는 수가 있다
그 여자 귓속에는 세상의 귀가 다 들어 있다
그 여자 귀는 천 개의 나발이다
그녀는 늘 나발을 불며 날아다닌다
한번, 그녀의 귀에 들어가 보라
새끼 낳은 늙은 암퇘지 걸근거리듯
그녀는 비밀肥蜜을 먹고 비밀秘密을 까는 촉새다
'이건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시집『비밀』2010)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갯쑥부쟁이 (0) | 2009.10.20 |
---|---|
[스크랩] 시월 / 홍해리 (0) | 2009.10.17 |
<시> 단픙을 보며 (0) | 2009.10.08 |
<시> 대금산조 (0) | 2009.10.06 |
<시화> 꽃에게 (0) | 2009.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