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용담龍膽

洪 海 里 2009. 10. 26. 06:17

 

용담龍膽  

 

  洪 海 里

    

떠나가도 눈에 선히 밟히는 사람아

돌아와 서성이는 텅 빈 안마당에

스산히 마른 가슴만 홀로 서걱이는데

소리치며 달리던 초록빛 바람하며

이제와 불꽃 육신 스스로 태우는 산천

서리하늘 찬바람에 기러기 떠도

입 꼭꼭 다물고 떠나버린 사람아

달빛에 젖은 몸이 허기가 져서

너울너울 천지간에 흐늑이는데

잔치집 불빛처럼 화안히 피어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하리라'*

떠나가도 눈에 선히 밟히는 사람아.

 

* 용담의 꽃말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