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황금 여인黃金女人

洪 海 里 2009. 11. 5. 12:46

 

황금 여인黃金女人 

 

洪 海 里

 

금값이 날마다 사상 최고치를 更新하고 있다

이제는 황금을 敬信, 아니 敬神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황금 여인을 모시기로 했다

여신 계약을 하고 女神으로 모시면

나의 신을 위해서면 무슨 거짓말을 못 하랴

도둑질이나 살인인들 하지 못할까

신을 벗은 맨발이면 또 어떠랴, 허나

나의 腎은 이제 늙고 낡아서 축 처져 있다

저렇게 당당히 서 있는 여인을 보면

주눅좋아 펄펄해야 할 텐데, 이미

주눅이 들어 어쩔 줄 모르지만

이제 새 神을 모시고 살리라, 그러면

신이 지펴 모든 것을 훤히 알 날이 오리라

얼마나 신이 나고 신명이 오를 것인가

새 신을 신고 폴짝 뛰어 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허나 모든 것이 臣의 잘못이옵니다를 되뇌며

함부로 손도 대지 못하고 신을 바라봐야 한다

황금 만능 시대에는 황금이 신보다 확실하다

황금이 이제 절정에 다다랐다

내 여인도 절정이면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지만

絶頂은 내리막길이라 情節의 한숨뿐,

내 여신만 모시고 살면 안 될 일이 무엇이고

못 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해도

신을 아는 사람들이 더 지독하다 한다

신을 철석 같이 믿는 이들이 더 무섭다니

도대체 신은 무엇인가  鐵인가 石인가

아무래도 石腸이 못 되는 나는 신을 보내 드리고

당초의 빈손 빈 몸으로 살아야겠다, 바보!

비웃적거리지 마라 어처구니들아

성지 순례단이 되어 이곳으로 몰려오는

돈 사람들은 황금 여신 주위를 뱅뱅 돌다

돈이 아닌 돌이 되고 말겠지만…….

                                   - 시집『비밀』(2010,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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