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밀』2010

<시> 보리누름

洪 海 里 2010. 2. 7. 18:37

 

보리누름

 

 洪 海 里

 

 

보리들이 몸을 포개 눕던 밤

별들이 유난히도 밝았다

하늘문을 뚫고 내려다보는

눈들이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꼬올깍,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

어디선가

고양이 우는 소리 흥건히 젖어 있었다

숨 가쁜 달은 구름으로 몸을 숨기고

고라니가 자고 간 자리

헐떡이는 보리누름

단내 나는 거친 숨소리만

고스란히 비추고 있었다

때늦은 밤꽃이 가불가불 발갛게 익고

별똥별이 하늘을 긋는 밤이었다

쏙쏙쏙쏙 쏙독새 소리 보리밭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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