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단오절端午節

洪 海 里 2010. 6. 16. 04:10

 

 

단오절端午節

 

 洪 海 里

 

 

바람이 창포꽃 입술을 빨고 있다

금방 노랗게 물이 들 때면

꾀꼬리 소리에 안개처럼 날리던

송홧가루는 이미 바닥이 나고

어느새 여린 송순 부쩍 자랐다

5월이라 초닷새 단옷날이면

창포에 머리 감은 어머니가 오신다

벌써 가신 지 몇 해인가

무장무장 밟히는 아쉬움만

흰구름으로 흐르는 날

뒷산 나뭇가지에 그네라도 걸어라

처녓적 우리 어머니 그네 타시는

아릿아릿 그 모습을 보고 싶어라

치렁치렁한 삼단 머릿결

출렁이는 그넷줄

아리따운 처녓적 우리 어머니, 어머니

그리움만 포갬포갬 가슴에 쌓는다.

 

       * 단옷날은 2001년에 가신 어머님의 忌日임.

                         - 시집『비밀』(2010, 우리글)

 

* 노랑꽃창포는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