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스크랩] 길에 대하여 - 洪海里

洪 海 里 2010. 6. 22. 07:03


           

           

           

               길에 대하여 - 洪海里

           

           

                 한평생을 길에서 살았다

                 발바닥에 길이 들었다

                 가는 길은 공간이고 시간이었다

                 공간에서 제자리를 가고

                 시간에선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

                 샛길로 오솔길을 가다

                 큰길로 한번 나가 보면

                 이내 뒷길로 골목길로 몰릴 뿐

                 삶이란 물길이고 불길이었다

                 허방 천지 끝없는 밤길이었다

                 살길이 어디인가

                 갈 길이 없는 세상

                 길을 잃고 헤매기 몇 번이었던가

                 꽃길에 바람 불어 꽃잎 다 날리고

                 도끼 자루는 삭아내렸다

                 남들은 외길로 지름길로 달려가는데

                 바람 부는 갈림길에 서 있곤 했다

                 눈길에 넘어져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빗길에 미끄러져도 손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오가는 길에 어쩌다 마주쳐도

                 길길이 날뛰는 시간은 잔인한 폭군이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마다

                 인생이란 그렇고 그런 것이라 했지만

                 끝내 비단길,하늘길은 보이지 않았다

                 날개는 꿈길의 시퍼런 독약이었다.

           

           

           

           

                    

                  

                  비천무 ost

           

           

           

           

출처 : 시 읽는 마을
글쓴이 : 루피나 원글보기
메모 : * 시집『비밀』(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