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보길도 시편

洪 海 里 2011. 3. 1. 14:53

 

 

 

바다 읽기

- 甫吉島 詩篇 · 5

 

洪 海 里

 

 

바다를 읽고 싶어 그 앞에 섰더니

바다가 먼저 나를 읽어 버렸다

갑옷을 입고 있는 그 앞에 서서

나는 마음을 풀 수가 없었다.

 

                        - 시집『淸別』(1989)

 

 

 

 

淸別

- 甫吉島 詩篇 · 10

 

洪 海 里

 

 

창 밖에 동백꽃 빨갛게 피고
구진구진 젖고 있는 겨울비
꽃 속에서 젖은 여인이 걸어나오는
동짓달도 저무는 보길도 부둣가
오후 두 시에서 세 시 사이
차 한잔 시켜 놓고 바다를 본다
고산이 어부사시사를 낚던 바다
빗사이로 보이는 겨울바다
빗방울 하나에도 바다는 깨어지고
동백나무 아래서 작별하는 연인들
어떻게 헤어짐이 청별일까
예송리행 보길여객 미니버스
낮은 목소리로 경적을 토해내고
청별을 연습하는 나그네도
비와 함께 젖고 있는 겨울바다.

 

                        - 시집『淸別』(1989)

 

 

 

바다와 낙타

- 보길도 시편 · 18

 

洪 海 里

 

 

해질녘 바닷가에 나가 보면
짐 실은 낙타가 바다 위를 가고 있다
수천 수만 마리 열지어 가고 있다
새낄 뱄는지 불룩한 배가 무겁다
낙타는 끝없는 모래바다를 가고 있다
서역 삼만 리 길을 낙타는 가고 있다.

 

                                      - 시집『淸別』(1989)

 

 

 

* 동백꽃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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