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찍다
洪 海 里
싱싱하고 방방한 허연 엉덩이들
죽 늘어섰다
때로는 죽을 줄도 알고
죽어야 사는 법을 아는 여자
방긋 웃음이 푸르게 피어나는
칼 맞은 몸
바다의 사리를 만나
한숨 자고 나서
얼른 몸을 씻고
파 마늘 생강 고추를 거느리고
조기 새우 갈치 까나리 시종을 배경으로,
잘 익어야지, 적당히 삭아야지
우화羽化가 아니라 죽어 사는 생生
갓 지은 이밥에
쭉 찢어 척, 걸쳐놓고
김치!
셔터를 누른다.
- 시집『황금감옥』(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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