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시> 김치, 찍다

洪 海 里 2011. 4. 20. 04:18

 

김치, 찍다

洪 海 里

 

 


싱싱하고 방방한 허연 엉덩이들
죽 늘어섰다

때로는 죽을 줄도 알고
죽어야 사는 법을 아는 여자

방긋 웃음이 푸르게 피어나는
칼 맞은 몸

바다의 사리를 만나
한숨 자고 나서
얼른 몸을 씻고

파 마늘 생강 고추를 거느리고
조기 새우 갈치 까나리 시종을 배경으로,

잘 익어야지, 적당히 삭아야지
우화羽化가 아니라 죽어 사는 생

갓 지은 이밥에

쭉 찢어 척, 걸쳐놓고

김치!

셔터를 누른다.

                 - 시집『황금감옥』(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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