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法頂
洪 海 里
'법'法의 '정'頂수리에서
'무'無를 '소유'하고 한평생을 산 이가 있었다
그가 가자
세상은 '무소유'無所有를 다비茶毘하고 말았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
허탈해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나무를 보면 그대로 한세상이고
한 포기 풀조차 한 채의 완벽한 궁宮인데
그는 불 속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갔다
무소유란 소유하지 않는 것이 없음이었다
가장 완벽한 소유
그것이 무소유였음을
세상사람들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무無란 공空이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하지 않았던가.
- 시집『독종』(2012, 북인)
'시집『독종毒種』2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백모란白牡丹 (0) | 2011.05.18 |
---|---|
<시> 천남성天南星 (0) | 2011.05.18 |
<시> 빨랫줄 (0) | 2011.05.18 |
<시> 샘 (0) | 2011.05.18 |
<시> 아내새 (0) | 201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