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법정法頂

洪 海 里 2011. 5. 18. 17:23

 

법정法頂

 

洪 海 里

 

 

 

'법'의 '정'수리에서

'무'를 '소유'하고 한평생을 산 이가 있었다

그가 가자

세상은 '무소유'無所有를 다비茶毘하고 말았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

허탈해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나무를 보면 그대로 한세상이고

한 포기 풀조차 한 채의 완벽한 궁인데

그는 불 속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갔다

무소유란 소유하지 않는 것이 없음이었다

가장 완벽한 소유

그것이 무소유였음을

세상사람들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란 공이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하지 않았던가.

 

- 시집『독종』(2012, 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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