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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 洪海里 시인님의「마시는 밥」을 읽고
김세형
그 여자에겐 난 언제나 배고픈 아가에 불과했다.
내가 칭얼칭얼 보채면 여자는 내게 늘 자신의 젖을 짜 주었다.
뽀얀 '물밥'*,
여자는 내가 고프다 보채면 늘 자신의 그 물밥을 먹이곤 했다.
그때마다 난 배는 불렀으나 고프긴 늘 매한가지였다
그게 여자가 내게 준 사랑의 전부였다.
난 그 물밥에 취해 옹알옹알, 옹알이를 해댔다.
그러면 여자는 귀엽다고 내 얼굴을 바라보며 깍꿍, 깍꿍, 해 대곤 했다.
날 결코 애인으론 삼진 않았다.
그때마다 난 그 뽀얀 물밥에 내 눈물을 말아먹곤 했다.
그렇게 난 늘 내 눈물에 취해 있었다.
* 홍해리 시인의「마시는 밥」중에서
마시는 밥
洪海里
막걸리는 밥이다
논두렁 밭두렁에 앉아
하늘 보며 마시던 밥이다
물밥!
사랑으로 마시고
눈물로 안주하는
한숨으로 마시고
절망으로 입을 닦던
막걸리는 밥이다
마시는 밥!
- 『투명한 슬픔』(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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