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중역시> 「봄, 벼락치다」 외 2편 / 김금용 역

洪 海 里 2012. 7. 13. 04:16

 



 

 

<중역시> 「봄, 벼락치다」 외 2편 / 김금용 역

 

봄, 벼락치다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어디 불이라도 났는지                   
흔들리는 산자락마다 연분홍 파르티잔들  
역병이 창궐하듯                        
여북했으면 저리들일까.                 

나무들은 소신공양을 하고 바위마다 향 피워 예불 드리는데

겨우내 다독였던 몸뚱어리 문 열고 나오는 게 춘향이 여부없다

아련한 봄날 산것들 분통 챙겨 이리저리 연을 엮고 햇빛이 너무

맑아 내가 날 부르는 소리,

우주란 본시 한 채의 집이거늘 살피가 어디 있다고 새 날개

위에도 꽃가지에도 한자리 하지 못하고 잠행하는 바람처럼

마음의 삭도를 끼고 멍이 드는 윤이월 스무이틀 이마가 서늘한

북한산 기슭으로 도지는 화병,

 

벼락치고 있다, 소소명명!



春雷



千丈断崖, 春天是,
仿佛起火一般
摇荡的山麓每个角落布满桃红色游击队
仿佛瘟疫猖獗
怎么这么热闹

树木燒身供養,每块岩石焚香礼佛

打开蛰伏整个冬天的身体,散发出阵阵春的气息

春光隐约,有生命的准备好粉盒,到处结成缘分 

阳光太明媚,我听到自己呼唤自己的声音


宇宙本是一栋房子哪里有分界线

就象不能在鳥儿翅膀上也不能在花枝上停留而潜行的风 

心裏藏着刀发青的閏二月二十二日额头凉快的 

北漢山山脚郁火症复发
雷声霹雳, 昭昭明明!                     

 

 

 

수련睡蓮 그늘             

 

 

수련이 물위에 드리우는 그늘이       

천 길 물속 섬려한 하늘이라면         

칠흑의 아픔까지 금세 환해지겠네     

그늘이란 너를 기

다리며 깊어지는     

내 마음의 거문고 소리 아니겠느냐    

그 속에 들어와 수련꽃 무릎베개 하고 

푸르게 한잠 자고 싶지 않느냐        

남실남실 잔물결에 나울거리는        

천마天馬의 발자국들                 

수련잎에 눈물 하나 고여 있거든       

그리움의 사리라 어림치거라          

물속 암자에서 피워올리는            

푸른 독경의 소리 없는 해인海印을     

무릎 꿇고 엎드려 귀 기울인다 한들    

저 하얀 꽃의 속내를 짐작이나 하겠느냐

시름시름 속울음 시리게 삭아            

물에 잠긴 하늘이 마냥 깊구나           

물잠자리 한 마리 물탑 쌓고 날아오르거든 

네 마음 이랑이랑 빗장 지르고           

천마 한 마리 가슴속에 품어 두어라    

수련이 드리운 그늘이 깊고 환하다.    

 


 

睡蓮阴影

 

睡莲在水中投下的阴影

是千丈深水中细腻的天空

漆黑的苦痛也立即明亮

阴影岂不是因等待而变得幽怨的

我心中的玄鹤琴声

岂不想来枕着睡莲花入眠

做一个碧蓝的

在波光粼粼,泛着涟漪的水面上

阴影仿佛是天马的脚印

若睡莲叶子上汪着一颗泪珠

那定是相思的舍利

从水中庵堂里发出的

蓝色经,无声海印1)

即使屈膝伏地侧耳倾听

又岂能揣摩这白色花朵的内心

缠绵不断心哭泣凄凉之极  

水中的天空如此之深    

水蜻蜓筑水塔而飞

你心田插上门闩

胸怀着一匹天马吧

睡莲投下的阴影幽深明亮

 


층꽃풀탑                    

 

탑을 쌓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나무도 간절하면 몸이 흔들려      

한 층 한 층 탑사塔寺를 짓는다.   

층꽃나무를 보라,                

온몸으로 꽃을 피워 올리는        

저 눈물겨운 전신공양 .           

해마다 쌓고 또 허물면서          

제자리에서 천년이 간다.         

나비가 날아와 몸으로 한 층 쌓고  

벌이 와서 또 한 층 얹는다.        

 

스님은 어디 가셨는지            

달빛 선정禪定에 든 적멸의 탑,    

말씀도 없고 문자도 없는         

무자천서無字天書 경전 한 채.      


層層花草塔

 

不只人会筑塔

樹木若恳切也会摇摇

一層一層寺塔

看那宝塔

全身開筑起来

那可歌可泣的全身供養 

年年筑起又拆掉

原地保持千年

蝴蝶飛來以身筑一層

蜜蜂飛來又一層

 

不知道师父去了哪里

这月下沒入禪定的涅槃之塔

沒有法语沒有文字

無字天書一栋经典。


 


1)佛教用语,月亮普照海面,海上映(印)出万象的意思,来比喻以佛祖的智慧得知宇宙真理

 


 

                                                    - 월간《우리詩》2012.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