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화

洪 海 里 2012. 11. 27. 03:45


우리시회(URISI)  홍해리님 시화 모음/춘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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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烏竹/홍해리


빈 가슴속
천년 세월을 담아
노래의 집을 엮네

마디마디
시커멓게 멍이 들고
온몸이 까맣게 타도

귀 靑靑히 열고
푸르게 푸르게
서는

초겨울
대밭의
피리소리여!

(불교문예, 200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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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모란이 피었다기/홍해리


모란이 피었다는
운수재韻壽齋 주인의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갔더니
금방 구름처럼 지고 말
마당가득흰구름꽃나무숲
저 영화를 어쩌나
함박만한 웃음을 달고
서 있는 저 여인
한세상이 다 네게 있구나
5월은 환하게 깊어가고
은빛으로 빛나는 저 소멸도
덧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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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홍해리


밤마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에
섬마을 가시버시 금슬이 좋아

바다 위에 노는 달
물속 달 안고

물결따라 일렁이다
흐물히 젖어

단내 나는 붉은 해
금방 밀어 올리겠네

홍시 한 알 뚝!
떨어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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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홍해리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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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홍해리
- 牽牛의 詩


마음이 물이라서
아니 불이라서
뛰는 심장으로
이왕에 내친걸음
갈 데까지 가는 거야
만날 기약
한 달 넘어 남았지만
검정소 한 마리
고삐 잡고
織女 찾아 하늘 오를 때
아침 이슬에 젖어
그립다 그립다는
말 대신 터뜨리는
선홍빛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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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란(紫蘭) - 홍해리(洪海里)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가슴속으로 타는

불꽃의 교태


심장을 다 짜서

혓바닥으로 핥고


하늘에 뿜어 올렸다

다시 초록으로 씻어


피우는 고운 불꽃

너를 보면


숨이 멎는다

현기증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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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면 꾀꼬리 운다/洪 海 里

해 뜨기 전
뒷산에서 꾀꼬리가 울더니
운수재 뜰
하얗게 벙근 모란꽃 속에
벌써 신방을 꾸몄는지
금빛으로 도는 소문
'부귀 영화 필요 없다'고
'너만 있으면 된다'고
파르르 떨던 꽃이파리
뚜욱, 뚝, 지고 또 지고
눈물이 날듯
눈물이 날듯
5월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초록빛 속으로.

(『우이시』2006.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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