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티즌 독"의 한 장면
독종毒種
洪 海 里
1
세상에서 제일의 맛은 독이다
물고기 가운데 맛이 가장 좋은 놈은
독이 있는 복어다
2
가장 무서운 독종은 인간이다
그들의 눈에 들지 마라
아름답다고 그들이 눈독을 들이면 꽃은 시든다
귀여운 새싹이 손을 타면
애잎은 손독이 올라 그냥 말라죽는다
그들이 함부로덤부로 뱉어내는 말에도
독침이 있다
침 발린 말에 넘어가지 마라
말이 말벌도 되고 독화살이 되기도 한다
3
아름다운 색깔의 버섯은 독버섯이고
단풍이 고운 옻나무에도 독이 있다
곱고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독종이다
그러나 아름답지 못하면서도 독종이 있으니
바로 인간이라는 못된 종자이다.
4
인간은 왜 맛이 없는가?
* 경험적으로 이름에 종,자가 들어가면 혹시 독종이 아닐까 생각한다.
터무니없다 하겠지만 그동안 만난 사람 중에는 대부분 그랬기때문이다.(종,자 들어간 사람들에겐 미안!)
독이란 치명적이긴 하지만 나름 아름답거나 믿을 만하거나 쾌감을 주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다만 지나친 탐심이 모든 걸 망가뜨린다.
마라톤이 42,95킬로미터인데 삼십 몇 킬로쯤에서 환희를 느낀다고 한다.
아마 몸에서 독이 나와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그 긴 거리를 뛰어다니는 사람은 정말 독종임이 틀림없다.
인간이 못된 것은 몸에서 나오는 독 때문일 것이다.
독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저질러버리는 그 알 수 없는 마력!
악어가 그래서 사람 잡아먹고 눈물을 흘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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