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바닥
洪 海 里
2002년 8월 22일 오전 8시
한 사내가 남쪽 바다에 빠졌다
물결은 계속 푸르게 출렁일 뿐
아무런 내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수천 길 아래로 내려갔지만
바다의 바닥에 닿지 못했다
바다는 받침 하나 허락치 않았다
바다에 'ㄱ'만 더하면 바닥인데
평생의 여독을 풀지 못한 그는
야물지 못해 수중비행만 하고
바다는 늘 홀로 울부짖어도
지척이 천리라고 바닥에 닿지 못하고
물의 깊이만 색깔로 재면서
해상 저공비행을 꿈꾸고 있지만
바다는 온통 푸른 피만 낭자해
하늘의 높이를 잴 수 없어
그는 아직도 바닷속을 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