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줄박이
洪 海 里
나는 연습을 시키는 어미새
찌리찟찟 찌리찟찟
어서 날아 보라고 날아 보라고
안타까운 외침이 부산한데
매화나무 가지에 앉아
찟 · 찟 · 찟 · 찟
단음으로 어미를 찾는 아기새
여린 날개가 바들바들 떨린다
네 세상은 저 넓은 하늘이야
허공으로 뛰어내려야 날게 돼
그냥 뛰어내리거라 어서
그래야 날 수 있단다 아가야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나무 아래 쥐 죽은 듯 앉아 있다.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벌써 며칠째 해 뜨기 전인 다섯 시면 어김없이 아기새가 매화나무에서 어미를 찾는다.
찟! 찟! 하는 단음이다.
낮에도 비상연습을 시키는 어미새의 부산한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곤줄박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참새만한 크기의 예쁜 새다.
아기새가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가 얄밉기 그지없다.
이 글은 곤줄박이를 보고 쓴 작품이다. '이소'의 초고를 잃어버리고 끙끙거리면서 생각을 모아 다시 쓴 것이 '곤줄박이'이다.메일에 저장되어 있는 초고를 한참 후에서야 찾게 되었다.
* 곤줄박이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