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집『치매행致梅行』表辭의 글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을 본다.
- 이무원(시인)
* 이 글은 이무원 시인이 생전에 내게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다.
이 시인이 지상을 떠나고 나서 시집은 세상에 나왔다.
이 시집을 보지 못하고 가 버린 내 친구 瑞雨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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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원 시집『지상의 은하수』표4의 글
서우瑞雨에게
꽃이 피는데
너는 떠나가 버리는구나!
꽃이 져도
난 너를 보내지 않는다.
꽃이 피고 지고
또 피었다 지는,
먼 그때에도
나는 너를 보낸 적 없다.
-洪海里 (시인)
* 이 시는 瑞雨의 장례식장에서 쓴 것으로 유고시집『지상의 은하수』표4의 글로 올렸다.
그는 생전에 내게 표4의 글을 써 주고 지난 4월 17일 세상을 떠나갔다.
나는 그가 가고 나서 유고시집을 엮으면서 표4에 이 글을 붙여 놓은 것이 전부다.
우리 두 사람의 시집이 지난 9월 9일 같은 출판사 황금마루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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