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치매행致梅行』과『지상의 은하수』표사의 글

洪 海 里 2015. 10. 10. 05:04

洪海里 시집『치매행致梅行』表辭의 글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을 본다.

           - 이무원(시인)

 

* 이 글은 이무원 시인이 생전에 내게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다.

이 시인이 지상을 떠나고 나서 시집은 세상에 나왔다.

이 시집을 보지 못하고 가 버린 내 친구 瑞雨에게 고맙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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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원 시집『지상의 은하수』표4의 글

 

서우瑞雨에게

 

꽃이 피는데

너는 떠나가 버리는구나!

 

꽃이 져도

난 너를 보내지 않는다.

 

꽃이 피고 지고

또 피었다 지는,

 

먼 그때에도

나는 너를 보낸 적 없다.

           -洪海里 (시인)

 

* 이 시는  瑞雨의 장례식장에서 쓴 것으로 유고시집『지상의 은하수』표4의 글로 올렸다.

그는 생전에 내게 표4의 글을 써 주고 지난 4월 17일 세상을 떠나갔다.

나는 그가 가고 나서 유고시집을 엮으면서 표4에 이 글을 붙여 놓은 것이 전부다.

우리 두 사람의 시집이 지난 9월 9일 같은 출판사 황금마루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