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表辭
부인이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을 가고 있는 것은
평생 詩만 찾아다니느라 바빴던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더하여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사람도 감동할 시 쓰라고
자신의 몸을 내놓아 소신공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에 화답하듯 남편은 아내에게 못 다한 사랑과 자책, 반성과 기원으로
백오십여 편의 절절한 시를 써서 시집으로 엮어 내니
아름답기는 하나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 시집은 어린아이가 된 아내를 데리고
절해고도絶海孤島로 유배된 시인의 절절한 일기장이요,
대답 없는 생의 무게를 두드리고 두드리는 목탁 소리로 읽힌다.
그리고 면벽 참선에 든 시인의 구도의 발자국이 보인다.
- 이무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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