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인의 시선집『시인이여詩人이여』가 도서출판 우리글에서 '우리글시선083'으로 출간되었다. 임보 시인의「난정기蘭丁記」, 신현락 시인의 시인론「해리海里,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을찾아서」와 함께 203쪽에 83편의 시가 실려 있다. 정가는 9,500원이다.
[홍해리 시인]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1964)하고, 1969년 시집『投網圖』를 내어 등단하였다.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 초대 및 2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평의원으로 한운야학閑雲野鶴처럼 살고 있다. 시집으로『投網圖』,『花史記』,『武橋洞』,『우리들의 말』,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대추꽃 초록빛』, 『淸別』,『은자의 북』,『난초밭 일궈 놓고』,『투명한 슬픔』,『애란愛蘭』,『봄, 벼락치다』,『푸른 느낌표!』, 『황금감옥』, 『비밀』, 시선집으로 『洪海里 詩選(탐구신서275)』과 『비타민 詩』가 있다.
세이천洗耳泉 오르는 솔밭 고개 바다만큼 바다만큼 난초蘭草밭 피워 놓고 한란寒蘭, 춘란春蘭, 소심素心, 보세報歲 흐르는 가지마다 그넷줄 얽어 구름을 박차고 하늘을 날다 빈 가슴에 시가 익으면 열 서넛 동자놈 오줌을 싸듯 세상에다 버럭버럭 시를 갈긴다. - 「난초 書房 海里」, 임보(시인)
홍해리 시인의 시적 출발은 현실세계에 대한 탐구보다는 심미적 세계의 가치 추구가 우선한다고 진술하였다. 선생의 미의식은 현실적 가치와 심미적 가치가 충돌할 경우, 때로는 비장미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있는 세계와 있어야 하는 세계를 조화롭게 보려고 하는 우아미가 우세하다. 그런 면에서 선생은 형식적으로는 고전주의자이며 기질적으로는 낭만주의자이면서 전통에서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찾는 이 시대의 미학주의자요 멋과 풍류를 온몸으로 즐기는 선비 시인이다. - 신현락(시인)의 시인론 중에서
[시감상]
방짜징
죽도록 맞고 태어나 평생을 맞고 사는 삶이러니,
수천수만 번 두들겨 맞으면서 얼마나 많은 울음의 파문을 새기고 새겼던가 소리밥을 지어 파문에 담아 채로 사방에 날리면 천지가 깊고 은은한 소리를 품어 풀 나무 새 짐승들과 산과 들과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가슴속에 울음통을 만들지 않는가 바다도 바람도 수많은 파문으로 화답하지 않는가 나는 소리의 자궁 뜨거운 눈물로 한 겹 한 겹 옷을 벗고 한평생 떨며 떨며 소리로 가는 길마다 울고 싶어서 지잉 징 울음꽃 피우고 싶어 가만히 있으면 죽은 목숨인 나를 맞아야 사는, 맞아야 서는 나를 때려 다오, 때려 다오, 방자야! 파르르 떠는 울림 있어 방짜인 나는 늘 채가 고파
너를 그리워하느니 네가 그리워 안달하느니!
귀북은 줄창 우네 세상의 가장 큰 북 내 몸속에 있네
-시집『황금감옥』(2008)
물의 뼈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 시집『황금감옥』(2008)
봄, 벼락치다
천길 낭떠러지다, 봄은.
- 시집『봄, 벼락치다』(2006)
가을 엽서
풀잎에 한 자 적어 벌레소리에 실어 보냅니다
난초 꽃대가 한 자나 솟았습니다 벌써 새끼들이 눈을 뜨는 소리, 향기로 들립니다
녀석들의 인사를 눈으로 듣고 밖에 나서면 그믐달이 접시처럼 떠 있습니다
누가 접시에 입을 대고 피리 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창백한 달빛을 맞은 지상의 벌레들도 밤을 도와 은실을 잣고 있습니다
별빛도 올올이 내려 풀잎에 눈을 씻고 이슬 속으로 들어갑니다
더 큰 빛을 만나기 위해 잠시, 고요 속에 몸을 뉩니다
오늘도 묵언 수행 중이오니 답신 주지 마십시오.
- 시집『푸른 느낌표!』(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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