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4·19민주묘지에서 청악매靑萼梅와의 만남.(2017. 3. 31.)
* 카페에서
* 카페에서 손현숙, 임보 시인과 함께
* 왼쪽부터 장정순, 박병대, 홍해리, 손현숙, 박원혜, 윤순호 시인(나영애 시인 촬영) *청악매靑萼梅 |
<合作詩>
국립4·19민주묘지에서
그 밝던 젊음 캄캄한 죽음으로 누워
죽어도 죽지 못한 꿈과 사랑과 한恨
봄이면 진달래로 피울음 토하고
소쩍새 구슬피 운들 무엇하리요
아직도 먹장구름 떠도는 꽃넋이여!
삼복三伏 미친 녹음 온 산천 몸살일 때
그대들의 멍든 혼도 하늘토록 차는구나
못다 핀 매운 사랑 불꽃으로 솟아올라
좀먹어 병든 세상 두고두고 태운지고,
묘비 옆 성성한 갈대들이
칼 하나씩 빼어들고
쓰러진 풀잎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열정은 핏빛 고운 한 점 낙엽으로 떨어져도
다문 입 묻어 둔 사랑
갈증난 잎새 끝으로 물드는 저녁 노을.
아무도 너를 모른다. 둘째 줄 다섯 번째의 무덤
충청남도 안부자安富子 묘, 병원으로 실려온 사상자를 보고
흰 가운을 입은 채 거리로 뛰어나간 너
'부자야, 이 겨울 눈을 뭉쳐 무엇 할래'
'민주주의가 보일 때까지 저 탑을 높일래요'
그날의 피맺힌 절규 오늘도 구천九天을 헤매는가
천만 겹 이 땅의 어둠 불사르며
자유의 빛 점화點火시키던 십자군十字軍들이여
그대들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자者 되었거늘 ---.
* 이 합작시는 홍해리, 임보, 신갑선, 이생진이 춘하추동에 따른 그림을 그렸고
채희문이 용의 눈동자를 찍었음.
- 동인지『우이동』(제4집, 1988)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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