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섣달 초이렛날 - 치매행致梅行 · 374

洪 海 里 2019. 1. 7. 14:56

섣달 초이렛날

- 치매행致梅行 · 374


洪 海 里




다 주어버린 텅 빈 들녘으로

내려앉은 갈가마귀 한 마리


맨발로 휘몰아쳐

등을 때리는

바람에 우는

한 뼘 가웃 남은 해


때맞춰 쏟아지는 눈발, 눈발

하릴없이 날아오르는 새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눈 속으로

그냥, 지워지는 하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