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에 가면 권 천 학 우이동에, 우이동에 가면 시 짐승 네 마리쯤 똘똘 뭉쳐 사는데 사춘기 색정에 못 이겨 섬이란 섬 들쑤셔 놓고도 성에 차지 않아 소년티 못 벗더니 이제는 구레나룻 성긴 사잇길로 살살 기는 섬 찾아 다니는 이 아무개, 중 덜된 사미, 시율 맞출 때마다 목 축일 술병 하나 달랑 든 바랑 걸머메고 너부데데 인심 좋게 사는 임 아무개, 여자 같은 남자, 남자의 뒷주머니에 꽂힌 순수건, 손수건에 수놓인 그리움 같은 채 아무개, 난蘭 같은 풀로, 풀에 붙은 목숨처럼 목숨에 풀물 들이는 홍 아무개. 우이동에, 우이동에 가면 시 짐승 네 마리쯤 즤들끼리 사는데 풀물 든 술잔 가득 채우는 그리움 손때 묻은 오지 술병, 칼칼한 괴기 맛 다 챙겨 놓으면 빠진 것 없는데도 뭔가 빠진 것 같아 자꾸만 허전해질라치면 시도 지어 읊어보고 때로는 친구들도 불러 들이며 즤들끼리 산다. - 시집『길에서 도道를 닦다』에서 옮김. * 이 아무개 : 이생진, 임 아무개 : 임 보, 채 아무개 : 채희문, 홍 아무개 : 홍해리 1986년 <우이동시인들>이란 동인 모임을 결성하고 '87년부터 봄가을로 동인지를 25권을 펴냈음. 한편 '우이시낭송회'를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개최해 2017년 9월 현재 351회에 이름. 2007년 우이시회를 사단법인 우리詩진흥회로 개편함. 월간《우리詩》를 351호까지 발간하고 있음. - 隱山.
|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홍해리 시인-가을 들녘에서서 (0) | 2019.02.13 |
---|---|
그리운 낙조, 거금도 (0) | 2019.02.11 |
만재도晩才島 시편 1~5 (0) | 2019.01.28 |
[스크랩] 홍해리 시집 `치매행致梅行`을 읽다 (0) | 2019.01.24 |
소금쟁이 (0) | 2019.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