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한 장
洪 海 里
혹시 천 원짜리 한 장
꼬깃꼬깃 접혀
30년도 넘게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가끔은 우연히, 정말, 그렇게
주머니에서 만 원,
혹은,
오만 원짜리 한 장이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임자 만났다 하면서
손을 흔들며 백만장자로 만들어 주지 않던가!
그렇다
세상은 그래야 한다!
오랜만에 옷과 가구들을 정리하다 보니
못 보았던,
모르게 살던,
과거가 나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러나
가장 큰 사건은 내가 입던 옷,
그 주머니마다 잘 접혀진 휴지였다.
내가 휴지였던가, 아님,
더러운 것 씻고 닦으려 했던 것인가!
한평생이 종이 한 장으로 끝나는 것인가?
그것으로 다 씻겨지는 것인가 하는데,
"아니지, 아냐!
지금 여기서 펼치는 축제
가장 신나는 오늘의 잔치야!"
"지금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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