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휴지 한 장

洪 海 里 2021. 1. 6. 13:33

휴지 한 장

 

洪 海 里

 

 

혹시 천 원짜리 한 장

꼬깃꼬깃 접혀

30년도 넘게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가끔은 우연히, 정말, 그렇게

주머니에서 만 원,

혹은,

오만 원짜리 한 장이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임자 만났다 하면서

손을 흔들며 백만장자로 만들어 주지 않던가!

 

그렇다

세상은 그래야 한다!

 

오랜만에 옷과 가구들을 정리하다 보니

못 보았던,

모르게 살던,

과거가 나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러나

가장 큰 사건은 내가 입던 옷,

그 주머니마다 잘 접혀진 휴지였다.

 

내가 휴지였던가, 아님,

더러운 것 씻고 닦으려 했던 것인가!

한평생이 종이 한 장으로 끝나는 것인가?

그것으로 다 씻겨지는 것인가 하는데,

 

"아니지, 아냐!

 지금 여기서 펼치는 축제

가장 신나는 오늘의 잔치야!"

 

"지금 여기!"

 

 

* 雪松 : 如然 시인의 페북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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