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合作詩>
우이천을 기리며
- 채희문 / 홍해리 / 임보 / 이생진
그대의 발원지, 북한산 어디쯤인지 몰라도
우리의 생명샘 한골짝으로 모이고 만나
우이동 가슴자락까지 옥류로 흘러내려
가재, 송사리, 아이들 물장구치며 노닐게 하더니
세상사에 찌든 심신의 때 말끔히 씻어 주더니
진달래꽃빛뻐꾹새소리도희미해지고
등굽은천년솔도고개돌려귀코를막누나
바보천치백치얼간이들의먹자판놀자판
어우러진고스톱판썩어냄새나는세상천지
우이천은흘러가며울고,울면서흘러가네
한 百年 牛耳川 어떻게 될까
썩은 山 썩은 골 썩은 물 싫어
나무도 새들도 떠난 자리
바람도 구름도 등돌린 동네
어느 詩人 목놓아 울기나 할까
산신께 빈다고 될 일도 아니오
목신께 떡 준다고 될 일도 아니다
네 마음속 흐르는 물 맑혀야 할 일
사람아, 너만 살라는 우이천이 아니니
송사리도 가재도 너와 함께 살게 하렴.
- '우이동 시인들' 제12집 『산에서 길을 묻다』(1992. 작가정신,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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