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빈집

洪 海 里 2022. 4. 15. 03:45

빈집

- 치매행致梅行 · 32

 

洪 海 里


 

 


이승 길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
꽃 피고
지면서
하늘까지 밝혀 주는
산굽이 물굽이마다
이름 지우고
그림자 지우고
너에게 주는
아무것도 없는
노을 진 산머리
눈먼 천리
길 없는 길 벋어가고
물 마른 강 중심으로
귀먹은 천년

잠들어 가고 있는
빈집 한 채

아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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