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사랑해!
- 치매행致梅行 · 129
洪 海 里
아내는 어쩌다 나일 꺼꾸로 먹어
정신줄을 놓아버렸습니다
대신 잡아 줄 수도 없어 답답한 마음
얼마큼 가야 길이 보일지
하루라도 제정신으로 돌아온다면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있습니다
'여보, 사랑해!' 바로 이 말
나는 그조차 인색한 사내였습니다
젊어서 받지 못한 사랑
이제 받고 싶어 아내는 조르는 것인가
쓰잘머리 없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오늘도 내 마음은 열대야입니다
잠도 자지 못하고 땀만 줄줄 흘립니다
이러다 잠을 깨면 하루가 천년입니다
삼시 세 끼는 왜 그리 빨리 돌아오는지
아침 점심 저녁 준비로 분주한 날마다
외상말코지도 아닌데 마음만 팍팍합니다.
* 외상말코지 : 어떤 일을 시키거나 물건을 주문할 때
돈을 먼저 치르지 않으면 선뜻 해 주지 않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