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시인의 집 <세란헌洗蘭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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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슬그머니
洪 海 里
2022. 4. 15. 16:20
슬그머니
- 치매행致梅行 · 133
洪 海 里
슬그머니 내 품으로 기어든 아내
팔베개를 하고 있다
잠시 후
썰물처럼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나이 든 아내의 야윈 몸도
잠시 안고 있으면 따뜻해집니다
아내의 온기로 스르르 잠이 듭니다
젊음이 다 빠져나간
두 개의 몸뚱어리
꿈속에서도
물 위에 떠 있는 부란浮卵처럼
늘
불안, 불안합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막막한 곳으로
부랴부랴 달려가다 잠을 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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