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약을 복용하다
- 치매행致梅行 · 186
洪 海 里
치매약을 먹었습니다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약을 복용합니다
아침에 다섯 알
잠자기 전에 여섯 알
제법 양이 많습니다
엊저녁 물 한 잔에 약 세 알을 먼저 주었습니다
한꺼번에 다 삼키기가 벅차
두 번에 나눠 줍니다
그런데, 그런데
아내에게 세 알을 주고
나머지 세 알은 내가 그만 꿀꺽해 버렸습니다
순간적이었습니다
아차! 실수는 늘 때늦은 후회를 불러옵니다
다른 약봉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세 알은 원형대로 동그란 알약이고
세 알은 반씩 쪼갠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살다 보면 서로 닮아가기도 하고
일심동체란 말도 있어 그런가 봅니다
이제 나도 치매환자가 되었습니다
내가 약을 먹어도 아내가 나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