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덜두덜
- 치매행致梅行 · 188
洪 海 里
화가 나서 못 살겠다 못 살겠다
두덜두덜 넋두리를 합니다
밥을 먹는 건지
잠을 자는 건지
멍멍한 세상
눈이 침침하고 골이 띵합니다
화는 죽이고
못은 뽑아 버리면 그만
살맛 나는 세상인데
왜 못을 못 빼고 화만 내는가
장도리가 없는가
노루발이 없는가
넘어야 할 산은 넘지 않고
그 너머만 그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유치원에 안 가겠다고
떼쓰고 앙탈하며 승강이하다
억지로 아내는 차에 올랐습니다
돌아서는 내 발걸음이 천근만근입니다
때찔레꽃 한 송이 피워 올릴
조그만 마음자리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점점 지쳐 버리는 내가 한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