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돌아가는 길

洪 海 里 2022. 4. 16. 11:20

돌아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212

 

洪 海 里

 

 

 

지상에 떨어져 나와

한평생 피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백목련 꽃봉오리 위

푸른 나뭇그늘

가을 들녘의 논두렁 밭둑

눈 내리는 순백의 적막을 지나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도 없는 집으로

앞장선 여린 아내

뒤따르는 못난 사내.

 

집은 저 먼 곳에 있고

뚜벅뚜벅 나를 찾아가는

뭍인지 물인지도 모르고 가는,

 

우주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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