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자식들에게

洪 海 里 2022. 4. 16. 11:26

자식들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8

 

洪 海 里

 

 

 

어느 날

둘이서 나란히 누워 있다고

놀라지 말 일이다

 

세상이 다 그렇고

세월이 그런 걸 어쩌겠느냐

 

말이 없다고

놀라지 마라

이미 말이 필요 없는 행성에서

 

할 말 다 하고 살았으니

말이 없는 게 당연한 일

 

천지가 경련을 해도

그리워하지 마라

울지 말거라

 

유채꽃 산수유꽃 피면

봄은 이미 나와 함께 와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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