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만시지탄

洪 海 里 2022. 4. 17. 10:09

만시지탄

- 치매행致梅行 · 333

 

 

 

왜 그때는 안 보였을까

아니 왜 내가 못 보았을까

그때는 왜 안 들렸을까

아니 왜 못 들었던 것인가

 

이제서야 지난날이 가슴속에 들어오다니

아내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 것이

이제 와서 나를 울리다니

내 가슴에 못으로 박히다니

 

시간은 모든 것을 묻는다

무엇이든 다 묻혀지고 만다

나는 잊는다 나도 잊혀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믿어지지 않는 세월이었다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까

인생 일장춘몽이라는데

바늘구멍은 왜 넓기만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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