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 박흥순의 '천진의 인상' 에 붙여
洪 海 里
새가 떨어졌다.
양 떼를 몰고 가는 미루나무 가로수 길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솔거의 노송이 아닌 미루나무에 앉으려다
탁! 하고 그림에 부딪힌 새,
툭!
떨어졌다
잠깐 정신을 놓고 적막처럼 찌부러진 새
정신이 들자 이내 날아오른다
제 세상은 하늘이지 가난한 화실이 아니란 듯,
새가 날아갔다.
* 왼쪽부터 청주 세광고 제자인 박흥순 화백과 이홍원 화백과 나.
* '천진의 인상'(2003년) : 박흥순 화백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