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마음이 지워지다』

洪 海 里 2024. 10. 4. 19:26

홍해리 시인께서는 부인의 치매와 관련하여 약 420여편의 詩를 남기셨다. 말이 십 년의 세월이지 오랜동안 부인 곁에서 고통을 감래하는 일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가 10년새 4배가 증가했고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부인을 보낼 때까지 자택에서 간호하면서 겪은 일상을 시로 엮었는데 어떤 몰지각한 사람은 부인을 글로 팔아 먹는다며 얼토당토 않은 시비 거는 일도 있었다. 이는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참으로 비정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홍해리 시인께서는 『치매행』을 비롯하여 4권의 치매 시를 썼고 이를 다시 정리해, 치매 시선집 『마음이 지워지다』를 출판사 놀북에서 낸 것이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은 공감이다.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이웃의 이야기 곧 나의 이야기기도 하다.
작년 11월 부인을 우주로 돌려보내고 마음 아픈 이야기를 되뇌인다는 것은 천형을 다시 받는 것,
한 편 한 편 시편을 다시 다듬으면서 겪는 아픔은 생의 불길로 다시 들어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마음 지우는 일이...
 
 
인생
 
洪 海 里
 
혼자,
살다 보니
그냥,
살아지네.
 
그래,
살다 보니
홀로,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