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 속을 거닐며
洪 海 里
아른아른 아지랑이 타오르는 봄날 같은 겨울 햇살
인수봉 보드라운 바윗살에 와 몸 비비는 섣달 그믐
"좋아요, 참 좋아요, 여기서 그냥 살고 싶어요!"
숲 속을 거닐던 취재온 여기자는 휘파람새처럼 말했다
"왜 시인들이 한번 들어와선 모두들 안 떠나죠?"
"글쎄, 북한산이 덜밀 잡고 안 놓아주니 어쩝니까!"
우이동 골짜기 바람을 재우려 저녁 안개가 내리자
미처 못 떠난 그녀는 휘파람새가 되어 있었다.
-《새물결》(1995. 12월호)
* 여기자는 <우이동 시인들> 동인을 취재하러 왔던 한국일보의 우계숙 기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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