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시> 나팔꽃 속에

洪 海 里 2005. 10. 28. 09:56

나팔꽃 속에

 

洪 海 里

 

 

행여 그대 꿈이 깨어질라
세 갈래 손바닥 이슬 머금어
이른 아침 영롱한 햇살에
눈 비비는 꽃

한번 피면 한나절
긴긴 여름날의 아침마다
마디마디 맺혀 있는
자주꽃 빨간 꽃의 신비여

바람 한 파람마다
휘감겨 오는
그대 가느란 허리
외로만 기어올라서
소녀의 단 하나 고집 부린다

나팔꽃 속에 사는 소녀는
이른 아침 한나절만 살고
낮이면 꽃 속에 숨어
문 닫고 하늘나라다.

 

- 시집『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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